그 여자의 스케치북 (2)
아들이 태어나던 해 두 번째 영화의 투자가 결정됐다. 본격적인 상업 영화를 쓰겠다고 달려들었던 작품이었다. 시대극이라 세트를 만들어야 했고 준비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자신은 있었다. 아내는 해외 수출할 때 번역은 맡겨달라고, 하지만 무료는 아니라고 웃으며 말했다. 선호가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 개봉한 영화는 경성 시대라는 유행이 끝물이었음에도 손익 분기점을 넘겼다. 아내는 번역과 함께 모교에 강의를 나가기 시작했다. 들쭉날쭉한 일정의 부부를 대신해 어머니가 아직 손을 타야 하는 선호를 돌봐 주셨다. 손자의 육아에 몰입하는 것이 아버지의 죽음을 잊는데 도움이 되었을까. “영화쟁이는 원래 그렇게 밖으로 돌아다닌다니” 어머니의 말대로 늘 귀가가 늦었고 대부분의 자리는 술과 함께였다. 유쾌한 술자리여도 과하면..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2. 7. 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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