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나고 난 뒤
시청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려 걸어가면서 호진은 속이 또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 1호선 역사 특유의 고린내같은 냄새가 지난 밤의 숙취를 끄집어 내고 있었다. 아무리 금요일 밤이었다고 해도 어제 너무 마셨어. 아우, 오늘 스터디에서 제대로 앉아 있을수나 있을까. 20대 후반이었던 호진은 열심히 놀았다. 매번 다음날 스터디에 영향이 있을거라고 걱정하면서도 금요일이면 늘 달리곤 했다. 오늘 아침 스터디로 가는 길은 유난히 힘들었다. 종각역에 있는 건물에서 토요일 아침 10시마다 모인지 벌써 이년 째가 넘어가고 있었다. 브랜드 원서를 매주 한 챕터씩 공부하는 모임이었다. 가끔은 주제에 맞는 케이스 스터디를 하며 토론하기도 했다. 대부분이 마케팅과 연관된 일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꾸준히 나오는 사람은..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1. 9. 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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