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흰소리 그만하고 어여 짚신이나 꼬게
며칠 전 블라인드 앱을 깔았다. 직장인 셋 중 둘은 다운받았다는 ‘임금님 귀’ 혹은 ‘화장실 낙서’ 이자, 거친 표현으로는 ‘뒷다마’ 어플이다. 최근 회사가 어수선해지며 블라인드에 이런 저런 말이 돌아다닌다고 들었지만, 호진은 막상 다운받을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직 전 직장에서는 호진도 가입했었고, 꽤 열심히 앱을 열었다.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니 어수선하기로 따지자면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비관적 이야기, 냉소적 다툼, 자포자기 등 올라오는 글들의 정서는 처참했다. ‘음, 난 깔았다가 지웠어. 정신 건강에 좋을게 없더라구’ 호진은 K팀장의 말에 공감했다. 꼼꼼한 업무 능력과 인격까지 갖춘 호진이 존경하는 선배였다. 회사가 어지러워지며 그를 인정해주던 ‘라인’이 없어지고 자신의 위치가 표류하..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1. 8. 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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