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위와 함께 늙어가는 것에 대하여
사당역 사거리에서 567번 버스를 탔다. 롯데리아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타면 강남쪽으로 갔다. 호진이 다니던 고등학교를 지나 반포를 거쳐, 신사동으로 가는 노선이었다. 30분 조금 넘게 걸려 도산 사거리 정류장에 내리면 씨네하우스 극장이 있었다. 호진은 고3이었고 수능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주말 저녁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오늘을 위해 이번 주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꼭 보고싶은 영화가 있었다. 1995년 9월의 어느 토요일이었다. 중경삼림이 개봉하는 날이었다. 씨네하우스 지하 1층에는 큰 대기실이 있었다. 간식거리를 파는 매장들이 둘러싸고 있는 푸드 코트같은 구조였다. 그렇게 붐비는 극장은 아니었다. 개봉 시간보다 여유있게 도착한 호진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소리에 놀랐다. 조용히..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1. 10. 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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