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만 먹고사는 호랑이는 행복했을까
손병환 차장은 오늘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오십 번 정도 했는데, 평소보다 두 배 많았다. 컴택의 신규 스마트폰 광고 최종 시사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미 두 차례 시사를 마쳤고, 대표 이사까지 컨펌이 된 광고였다. 카피 폰트 등 몇 가지 미세한 편집만 남은 상황이어서 실무들끼리만 보기로 했고, 호진은 참석하지 않았다. 팀의 최선임인 손병환 차장과 정유진 사원만 컴택을 방문했다. “이거 누가 이렇게 하라고 했나?” 분위기가 살벌하게 변했다. 오쌍진 상무가 예기치 않게 회의실로 들어왔고 다시, 다시를 3번 연속하여 광고를 들여다보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상무님, 어느 부분이 마음에 안 드시는지…” 얼굴이 파랗게 질려 아무 말도 못 하는 컴택 마케팅 팀장인 강혁을 대신해 병환이 조심스럽게 입을 떼기..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2. 1. 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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