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토라세 방배점에서 (35)
한백인 상무는 일주일 뒤 회사를 떠났다. 약속받았다던 잔여 임기 1년의 반도 채우지 않았을 때였다. 상처 입은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별다른 환송식도, 마케팅 부문 구성원과의 인사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임원실의 짐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며칠 뒤 박윤수 팀장을 통해 들은 말로는 한백인 상무가 퇴임을 마음먹은 지는 꽤 오래전이라고 했다.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나, 한 번 다시 봐야 할 이들과는 꾸준히 자리를 만들어 왔다고 했다. 지난 영빈과의 골프 라운딩도 그중 하나였을지도 몰랐다. 그 이야기를 해주는 박윤수 팀장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기운이 없어 보였다. “내가 윤수한테 빚진 게 많아” 지난 주말, 한백인 상무는 차창 너머로 점점 더 짙게 물들어가는 노을빛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도 들었겠지만, ..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2. 10. 5. 11:20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