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의 첫 식사는 칼국수였다. 겨울이었다. 오는 길에 따왔다며 내밀 과일이 없을 계절이었다. 영수가 순영의 책상을 찾지 못한 채 몇 주가 흐른 후, 종일 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며 눈은 그쳤다. 순영 자리로 걸어오던 영수는 아무 말 없이 무언가를 놓고 지나갔다. 반듯한 정사각형 모양으로 네 번 접힌 종이였다. - 과일 값 주세요 또박또박한 글씨로 쓰인 문구를 보고 풉. 순영은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웃음소리를 숨기려 손으로 입을 가렸다. - 일곱 시에 백조 다방에 있겠습니다. 부담되시면 안 오셔도 됩니다. 순영은 대각선 뒤쪽의 영수 자리로 고개를 돌렸다. 비어 있었다. 누가 볼까 싶어 종이를 얼른 서랍에 넣은 순영은 남은 비용 처리를 계속했다. 계산이 자꾸 틀렸다. “안 오실 줄 알았는데..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2. 7. 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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