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그대가 서쪽의 더운 나라에 있을 지금 나는 명동의 한 호텔에 짐을 풀었다 그대가 예고 없이 떠남을 알려왔을 때 나는 오래전에 예고된 유효 기간 종료를 떠올렸다 열 번의 예약에 대한 보상 쿠폰이 올해로 사라진다는 예고를 기억할 때 열 번에 걸쳐 더운 나라와 추운 나라의 호텔을 그대와 함께 찾았음이 새삼스러웠다 서울 한복판의 호텔 방은 비좁다 마치 그대와 함께 일본을 한창 쏘다니던 그때의 크기와 다르지 않다 셋이 함께 자야 했는데 도무지 트윈룸이 없었던 건 나카스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란 걸 호텔 부근에 가서야 곳곳에서 울리는 음악을 듣고서 알았다 가방을 배게 삼아 바닥에서 잤지만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대를 편하게 재울 수 있음에 감사했다 사대문 안 번화가에 위치한 호텔이지만 여행 기분을 내고 싶었..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2. 12. 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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