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스케치북 (1)
핸드폰이 울렸다. 저장된 번호였다. 열흘 정도 후에 연락드리겠다고 했었지. 당시는 빈소 마련이며 어디까지 연락해야 할지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원장님. 마지막까지 감사했습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할 일인 걸요. 평온하게 가신 것도 다 어머님 복이셨죠” 어머니가 있던 방 정리가 끝났고, 물품 중 챙길 것을 고르러 한 번 다녀오라는 전화였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논이 양옆으로 늘어선 좁은 길을 지나는 한 시간 정도 거리. 야트막한 언덕 위에 성심 요양원이 있다. 삼일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조문객은 드문드문했다. 어머니 쪽은 연락할 친척이 없었고, 친가도 아버지가 죽은 이후로 왕래가 뜸한 지 오래였다. 그러게 반대하는 결혼은 왜 했대. 이렇게 갈 것을. 아버지 빈소에서 처음 보는 노인들이 늘..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2. 7. 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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