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네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건 내가 죽는데 성공했다는 거겠지. 눈에 띄는 곳에 놓아 놨으니 어렵지 않게 찾았기를 바란다. 우선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어찌 됐건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되도록이면 고통스럽지 않으면서도 내 주검이 흉해 지지 않을 방법을 나름 열심히 찾아봤어. 범죄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발견되기는 싫었거든. 내 얼굴에 괴로운 기색이 많지 않다면 별로 힘들지 않게 떠났으리라 생각해도 된다. 네가 그걸 신경 쓸지는 모르겠지만. 오래전부터 널 기억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 너와 보낸 시간과 같이 갔던 장소, 함께 먹었던 음식들을 기억하보니 언제부턴가는 널 기억했던 나를 기억하고 있더라. 기억을 또 기억한다는 게 참 우스우면서도 한편으론 또 고마워졌어. 그리 ..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2. 12.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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