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페시 모드의 그녀
“디페시 모드 듣고 있었나봐요” 호진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소개팅 상대가 자리에 앉은지 몇 분 안되어 꺼낸 말이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듣고 있던 MP3 플레이어에 곡 이름이 띄워진 채 테이블에 놓여있었다. 전성기를 한참 지난, 그렇게 대중적이지도 않은 신스팝 밴드 이름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가로수길에서 만난 소개팅 상대여서 그 사실이 더 신선했다. 얼굴이 다시 보였다. 지금은 아내가 된 그 여자의 그때 표정을 호진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호진은 그 날의 그녀가 보여준 모습과 표정을 거의 정확히 떠올릴 수 있었다. 겨울비가 보드랍게 내리던 초겨울이었다. 그리 춥지않던 날씨에 옷차림은 계절에 비해 가벼웠다. 검은 색 스키니한 바지에 검은색 점프수트를 입고 있었다. 어깨 아래까지 내려온 머..
[소설] 팀장 호진씨의 일일
2021. 8. 2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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